쓰르라미 매운 울음이 다 흘러간 극락산 위 내 고향 하늘빛은 열무김치 서러운 맛 지금도 등 뒤에 걸려 사윌 줄을 모르네. 동구밖 키 큰 장성 십리(十里)벌을 다스리고 푸수풀 깊은 골에 시절잊은 물레방아 추풍령(秋風嶺) 드리운 낙조에 한 폭 그림이던 곳.
소년은 풀빛을 끌고 세월 속을 갔건마는 버들피리 언덕 위에 두고 온 마음 하나 올해도 차마 못 잊어 봄을 울고 갔더란다. 오솔길 갑사 댕기 서러워도 달은 뜨데 꽃가마 울고 넘은 서낭당 제 철이면 생각다 생각다 못해 물이 들던 도라지꽃.
가난도 길이 들면 양처럼 어질더라 어머님 곱게 나순 물레 줄에 피가 감겨 청산 속 감감히 묻혀 등불처럼 가신 사랑.
뿌리고 거두어도 가시잖은 억만 시름 고래등 같은 집도 다락같은 소도 없이 아버님 탄식을 위해 먼 들녘은 비었더라.
빙그르 돌고 보면 인생은 회전목마(回轉木馬)한 목청 뻐꾸기에 고개 돌린 외 사슴아 내 죽어 내 묻힐 땅이 구름 밖에 저문다.
동네서 제일 작은 집 동네서 제일 큰 나무
분이네는 동네에서 제일 가난한 집인가 봐요. 사람이 겨우 지낼 정도로 작고 낮은 초가집이니까 살림도 제일 어려울 것 같네요. 그러나 분이네 살구나무는 ‘동네서 제일 큰 나무’지요.
‘동네서 제일 작은 집’에 ‘동네서 제일 큰 나무’가 서 있다니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마치 현실에서는 제일 가난하지만 마음은 제일 큰 부자임을 암시하는 듯…….
이 살구나무가 밤사이에 활짝 꽃망울을 터트렸답니다.
집 둘레가 얼마나 환해졌을까요? 분이네 집은 말 그대로 ‘꽃 대궐’이 되었겠지요. 평소 주눅 들어 살던 분이네가 이때만큼은 어깨를 활짝 폈을 것 같습니다.
시인은 꽃 핀 모습을 보고 ‘대궐보다 덩그렇다’고 표현했습니다. 높이 우뚝 솟아서 당당하다는 ‘덩그렇다’란 말이 시적 감동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지요.
시인은 이렇게 묻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지은 어느 대궐이 이보다 더 높고 더 현란하겠는가.”
여러분은 무엇이라고 답하겠어요? 우리 조상들은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않아도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사는 것을 참다운 행복으로 여겼어요. 그러나 오늘날은 어떤가요? 물질주의에 지나치게 물든 것은 아닐까요.
시인은 평소에도 우리 조상들이 지녀온 삶의 자세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어요.
특히 “어린 시절 먹은 흐뭇한 민족 정서는 일생을 두고두고 생각할수록 배불러 오는 것이다.”라면서 어린이들에게 ‘민족 정서’를 기를 것을 강조하기도 했어요.
정완영 시인이 동시조를 쓰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문득, 분이네 마을에는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 제비 다리 고쳐준 흥부…… 등 옛날이야기 속 마음 착한 주인공들이 모두 모여 살고 있는 것 같네요. (무명의 시인)
정완영(1919~ ) 시인은 경북 김천 출신.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조국''부자상' 동시로는 '분이네 살구나무' 등이 있다.![]()
|
밑에 노란색 주소를 클릭하시면 더 많은 정보를 읽으실수 있습니다
http://worldvisionmail.com/vm_110620.htm
Conquest Of Paradise / Dana Winner
더 아름다운 꿈을 향하여
'비전통신*초대시&노래의샘' 카테고리의 다른 글
http://worldvisionmail.com/vm_110620.htm/고향생각/정완영 (0) | 2011.07.02 |
---|---|
http://worldvisionmail.com/vm_110627.htm봄날의 달리아 (0) | 2011.07.02 |
아카시아에게/서금자110516.htm (0) | 2011.05.18 |
어머니의 편지/문정희/ 왜 나를 자꾸 살리시는 걸까/무명의 시인 (0) | 2011.05.10 |
http://worldvisionmail.com/vm_110502.htm/5월의 노래 (0) | 2011.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