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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들려주는 얘기(소를 배려한 농부)

❋Clara umma❋ 2009. 3. 13. 11:26

옛날에 한 시골 마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마을의 사또가 마을 사람들의 형편을 살피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시골길을 걷다 보니 논에서 일을 하고 있는 농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농부는 몸집이 비슷한 소 두 마리(누렁이, 검정이)에 쟁기를 매어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보게, 어떤가? 소들이 일을 잘 하는가?"

 

농부는 하던 일을 멈추고 사또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네", 사또님. 일을 잘하고 있습니다."

"소들이 다 튼튼해 보이는구나."

"네, 두 마리 다 튼튼합니다."

사또는 수염을 만지며 물었습니다.

"음, 그런데 두 놈 중에 어떤 놈이 일을 더 잘하는 편인가?"

 

그런데 농부는 사또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사또가 다시 물었습니다.

"어허, 어느 놈이 일을 더 잘하는지 묻지 않았나?"

농부는 대답을 하지 않고 그냥 서 있었습니다.

"여봐라, 갑자기 벙어리가 되었나? 왜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인가?"

 

그러자 농부는 논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사또의 귀 가까이에 대고 조그맣게 속삭였습니다.

"사또님, 사실은 저기 저 누런 놈이 더 일을 잘합니다. 더 온순하기도 하고요."

사또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농부를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그게 뭐가 그렇게 큰일이라고 조심스럽게 귓속말로 이야기 하는 것인가?"

 

농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람도 누구를 칭찬하고 누구를 욕하면 기분이 나빠지지 않습니까?

전 동물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누렁 소만 일을 잘한다고 큰 소리로 이야기하면 저기 검정 소가 섭섭하지 않겠습니까?

둘 다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그런 배려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농부는 그런 말을 남기고 다시 일을 하러 논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또는 말 못하는 짐승이라 해도 나쁜 말을 들려주고 싶지 않는 농부의 배려 깊은 마음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출처 : 합덕성당 공동체
글쓴이 : 아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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